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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비건 베이커리 이야기 #1

유당불내증 앓고 있는 사람 손!


 

나는 어렸을 때부터 '배아파'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항상 원인 모를 더부룩함과 복부팽만감에 시달렸다.

그래서 남들도 이 정도 불편함을 다 갖고 사는 줄 알았다. (대장이라는 장기가 원래 그런 건 줄 알았다...)

진짜 아프기 전 까진.

 

어느 날, 생애 처음으로 기절이라는 것을 경험했다.

의사 선생님은 면역력 저하로 남들의 염증 지수의 10배가 넘는 수치의 염증이 온몸에 퍼졌으니 빨리 입원을 해야 한다고 했고,

그 날로 약 10일간 내 혈관으로 항생제를 투여했다.

나중엔 항생제 부작용으로 아무것도 먹지 못해 살이 쭉쭉 빠졌다.

그 때의 기억은 ... 상상도 하기 싫다 ... 웩

 

무튼, 이 일을 계기로 병원에 입원해 여러가지 검사를 하다 보니 내가 지금까지 항상 '배가 아팠던 이유'를 알게 되었다.

 

바로 선천성 유당불내증이였던 것.

 

그래서 우유를 먹으면 항상 배에 가스가 차고 변을 보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났던 것이다.

(딱히 원인을 모르겠는 복부 통증을 느끼는 분들이 계시다면 유당불내증을 의심해보시길 바랍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 중 우유(유당)가 들어간 음식은 의외로 정말 많다.

빵, 과자, 아이스크림과 같은 디저트류에는 거의 대부분 진짜 거의 다 우유가 들어가고,

요거트(좋아해서 정말 자주 먹었다. 이게 변비의 원인일 줄이야... 요거트 먹으면 변비가 생기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요...), 치즈, 버터 등

모두 다 우유로 만들어진다.

 

앞으로 우유로 만든 모든 것을 먹지 못한다니!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 그 와중에 다른 건 다 포기해도 빵 만큼은 잃고 싶지 않았다...

초반엔 빵이 생각날때마다 떡이나 과일 등으로 욕구를 해소했지만 진짜 빵을 대체할 수 있는 건 없었다. (아시죠? 쫀득, 달콤, 고소, 쫄깃한 빵 맛ㅠㅠ)

빵을 대체할 만한게 없을까 열심히 서치 하다가 알게 된 것이 비건빵이였다.

(내가 유당불내증을 처음 알았을 때는 비건 베이커리가 얼마 없었는데 요즘은 정말 많이 늘어나 인터넷으로도 쉽게 구매할 수 있다.)

 

비건빵은 대부분 우유, 버터, 계란 등 동물성 식재료를 배제하고 두유, 곡물 등으로 대체하여 만든다.

(베이커리에 따라 글루텐프리인 곳도 있다.)

예전엔 우유의 고소함을 흉내 내지 못해 풍미가 부족한 빵이 많았는데, 요즘은 비건빵이라고 말하지 않으면 모를 정도로 비주얼뿐만 아니라 맛 또한 전혀 모자람이 없고 오히려 우유로 만든 빵보다 고소하고 담백해서 더 맛있는 경우도 많다.

덕분에 빵을 먹고 나도 속이 편안하고 빵을 먹지 못하는 스트레스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다.

 

그래서 앞으로 내가 좋아하는, 내가 자주 가는 비건 베이커리를 적어보려고 한다!

나에겐 인생의 또 하나의 기쁨을 선사해주는 너무나도 감사하고 애정 하는 곳들.

소개하는 재미도 있을 거 같다.

 

 

글쓰면서도 먹고 있음.

 

 

tmi. 티스토리 2일 차, 재미있다 :)